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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타니큘라 - 1부 (Botanicula, 2012)

Passing 2012. 4. 22. 23:46

험블 보타니큘라 데뷔에서 얻은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게임의 그래픽은 스샷과 같이 밝은 빛을 받은 듯한 느낌으로

산듯함을 넘어서 희미해지기 전의 색감으로 거의 게임 내내 유지됩니다.


이 게임의 주인공은 다섯 개(?)로 함께 몰려 다닙니다.

이 주인공들이 직접 무언가를 한다는 느낌 보다는

마우스로 화면 곳곳을 클릭했을 때 클릭된 곳에 미리 지정된 동작이 있으면 움직이고

그중에 주인공의 움직임이 필요하면 주인공도 참가하는 식입니다.

게임 진행에 필요한 요소 외에도 많은 보여주기가 준비돼 있는데

스샷에서 마우스가 클릭하는 곤충도 게임 진행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습니다.

이 게임은 현실성 없이 제작자 마음대로 상상한 결과물을 보고

그냥 하나하나 클릭해 보며 추상적인 세계를 느끼는 것이 재미를 줍니다.


이 제작사의 시리즈는 말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언어적인 제한이 없습니다.


인벤토리 화면입니다.

인벤토리에 들어가는 아이템 수, 아이템 조합 여부, 쓰임의 논리를

얼마나 꼬아 놓았는가가 그 어드벤처 게임의 난이도를 많이 차이나게 만드는데

이 게임은 들고 다니는 아이템 수 자체가 적은데다가

현재 보이는 화면에서 필요한 아이템만 꺼낼 수 있어서 부담이 없습니다.


게임의 엔딩을 보는 것에는 필요 없지만

이곳저곳을 클릭하다 나온 생명체가 인벤토리에 있는 카드에 더해집니다.


많은 종류의 카드를 만들어 놓았죠.


이 게임은 다른 어드벤처 게임에 비해 가볍다는 차별성이 있습니다.

전형적인 어드벤처는 게임도 일처럼 참아가며 했던 지난 시절에는 무리가 없었으나

요즘에는 게임 진행 자체가 불편해서 외면당하기 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보타니큘라는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인 것은 같아도

요소요소를 현대적으로 매끈하게 만들어서

요즘 게이머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어드벤처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제작사의 전작은 머시나리움(2009)과 사모로스트 2(2005)입니다.


머시나리움 편집 동영상: http://passing2.tistory.com/94

사모로스트 2 전체 플레이 동영상: http://passing2.tistory.com/347


사모로스트 1은 무료 게임이고 2는 무료였다가 유료로 전환됐습니다.

이때까지는 아마추어적인 그래픽과 일관성 없는 풀이 방법을 가졌었는데

머시나리움에서 완전한 상업용 어드벤처 게임의 완성도를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어드벤처 게임이 요즘 외면받는 이유도 그대로 가지고 있었죠.

물론 타이틀은 성공했지만요...


보통 어드벤처는 뒤틀린 논리를 사용하는데

예를 들면 망치를 망치의 용도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죠.

보타니큘라도 현실성이 없는 것은 비슷하지만

추상적인 세계의 배경이어서 어색하지 않고

그 현실성 없는 논리를 쉬운 진행으로 상쇄시켜 줍니다.

소지하는 많은 아이템과 조합은 게이머를 나락으로 빠뜨리기도 하는데

이 게임은 인벤토리 창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어드벤처의 특성 상 이리저리 헤매게 되는데

나중에는 주인공이 걷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정말 지루합니다.

이 게임은 극초반만 지나면 화면을 스킵하는 정도로 뛰어다닙니다.

이 이상의 여러 가지 면을 보면 제가 어드벤처를 불편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우연히 해결된 것 같지는 않고 요즘 게이머에게 맞춰 과감하게 개조한 것으로 저는 판단합니다.

진한 감정을 원하는 게이머에게 어필하지는 못하겠지만

새로움을 좋아하는 제게는 독창적인 세계에서 많이 준비된 반응을 느끼며

오래 고민하지 않고 즐겁게 게임할 수 있는 보타니큘라는 애착 가는 게임입니다.